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이동통신판매점협회 등 소상공인들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두고 강력하게 반대하며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통망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이 검토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통사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후 기대하는 부분은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 인하 효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동통신유통협회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은 출고가가 정해져 있고 공시지원금보다 요금약정할인 25%가 유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구매자가 같은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다. 유통망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소 대리점들은 대형 유통망과 경쟁한다면 마진이 남지 않아 경쟁에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이후에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며 이통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는데, 이것이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6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단말기 유통업계 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며 “완전자급제를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더라도 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미지수다.
유통점이 아닌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며, 단말 유통과 통신서비스 유통으로 나뉘어 전체 유통망 유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특히 자본력이 강한 직영점과 대형유통점만 살아남아 이득을 독식하는 구조로 바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 대리점 한 관계자는 “현재 잘 팔리고 있는 기종은 대형 유통점에 우선 배정돼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며 “단말기 판매 권한이 없어지면 우리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완전자급제 도입을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 500여 개 대리점이 SK텔레콤 판매 거부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되면서 협회에서는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성명서를 내고 완전자급제 도입 반대 규탄 대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박선오 이동통신유통협회장은 “중소 이동통신 유통업계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점유율이 85%에서 현재 55%로 하락하고 종사자는 약 10만 명에서 6만 명으로 줄었다”며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를 부활시키려 한 시도에 대해 규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