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다음달 1일부터 기존 기가인터넷보다 10배 빠른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한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게되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실감형 미디어서비스 생태계가 확장될 전망이다.
KT는 31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1일부터 국내 통신사 최초로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2014년 유선인터넷 속도를 100Mbps에서 1Gbps(기가인터넷)로 끌어올린 지 4년 만이다.
KT는 광시설(FTTH-R)을 바탕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기가 인터넷을 우선 상용화하고, 이후 제공지역(커버리지)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11월 말에는 최고 1.7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10기가 와이파이'를 출시한다. 이어 내년 9월에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으로 최고 4.8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공유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10기가 인터넷으로 초고화질(UHD) 1인 방송을 실현하고,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반의 실감형 엔터테인먼트를 생활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주고받을 수 있는 만큼 사물인터넷(IoT)이나 클라우드 기반 혁신 서비스 등장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KT 측은 예상했다.
10기가 인터넷은 데이터를 올리거나 내려 받는 속도 모두 최고 10Gbps를 제공한다. 예컨대 33GB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를 내려 받을 때 100Mbps 인터넷은 약 45분, 1기가 인터넷은 약 4분30초, 10기가 인터넷은 약 30초가 걸린다.
최근 가정의 와이파이 공유기(AP)에 연결되는 단말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10기가 인터넷을 통해 보다 쾌적한 속도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1인당 인터넷에 연결된 단말(주로 PC)은 평균 1대에 불과했지만 2021년 1인당 인터넷에 연결된 단말의 수는 13대까지 늘어난다.
가정에서 와이파이를 쓰는 단말이 늘어난 만큼 각 단말의 인터넷 속도는 느려진다. KT는 이 같은 문제를 10기가 와이파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0기가 인터넷은 △10기가(월 11만원) △5기가(월 8만2천500원, 최고 속도 5Gbps) △2.5기가(월 6만500원, 최고 속도 2.5Gbps) 3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3년 약정할인을 받으면 4만4000원∼8만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또는 TV와 결합하면 월 이용료는 3만8500원∼7만7000원으로 떨어진다.
회선당 접속 가능한 PC 대수와 일일 사용량도 기존보다 늘었다. 현재 기가 인터넷은 회선당 접속 가능한 PC가 2대였지만 5기가 상품은 3대, 10기가 상품은 5대다. 사용량에 따른 하루 최대 인터넷 속도 제한(QoS)은 10기가 인터넷이 1천GB, 5기가는 500GB, 2.5기가는 250GB다.
KT는 10기가 및 5기가 상품 이용자에게 와이파이 공유기 2대를 기본 제공한다. 12월에는 10기가 인터넷 요금과 노트북PC 할부구매를 결합한 단말 할인형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10기가 인터넷은 각종 홈IoT 제품으로 확대된 디바이스 연결 필요성을 해결하고 콘텐츠, 디바이스, 플랫폼을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를 완성시킬 것”이라면서 “10기가 인터넷은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5G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