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제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한 71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0월(7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과 같은 76이었다. 이에 따라 전산업 업황실적 BSI는 2포인트 내린 73으로 2016년 12월(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을 암묵적 기준치로 삼고 있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로 화학이 17포인트 급락한 73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69) 이후 최저치며, 한은이 업종분류를 현재와 같이 변경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직전 최대낙폭은 2015년 5월 기록한 16포인트 하락이었다.
전자영상통신도 스마트폰 판매 둔화 등 영향에 5포인트 떨어진 82를 보였다. 경쟁심화 등에 따른 광고수입 감소로 정보통신도 8포인트 떨어진 72에 그쳤다. 운수창고도 4포인트 내린 79를 기록했다.
반면 5세대통신(5G) 상용화를 위한 부품수요 증가 등에 전기장비는 5포인트 오른 74를 보였다. 숙박도 여행 성수기에 따른 관광객 증가로 15포인트 급등한 89를 나타냈다. 도소매 역시 가격할인 등에 따른 수입자동차 판매 증가 등으로 2포인트 상승한 75를 기록했다.
제조업체를 기업규모와 형태별로 보면 대기업이 3포인트 떨어진 76, 수출업체가 5포인트 내린 77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6년 10월(73) 및 12월(76) 이후 2년여만에 최저치다. 반면 중소기업은 2포인트 떨어진 65, 내수기업은 전월과 같은 67로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향후 분위기를 엿볼수 있는 11월 업황전망 BSI도 하락했다. 제조업은 6포인트 떨어진 72로 지난해 1월(71) 이후 가장 낮았고, 전산업은 4포인트 내린 73을, 비제조업은 2포인트 하락한 75를 각각 기록했다.
화학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로 13포인트 급락한 75를 보였고, 금속가공도 자동차와 건설업 등 전방산업 부진에 11포인트 추락한 56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전자영상통신도 7포인트 내린 81을 예상했다. 9·13 부동산 대책에 설계·감리 위축이 예상되면서 전문과학기술은 6포인트 떨어진 71을,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 우려 등에 운수창고는 5포인트 하락한 81을 나타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3.5%, 17.2% 비중)을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제조업에서는 원자재가격 상승(+1.6%포인트)이, 비제조업에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1.1%포인트)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부진해 제조업쪽이 좋지 못했다”며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컸다. 기업 심리의 바닥이나 반등 여부는 이 이벤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2.6으로 전월대비 4.4포인트 하락했다. 이 또한 2016년 12월(91.5) 이후 최저치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 역시 0.5포인트 떨어진 94.3을 보였다. 이 역시 2016년 9월(94.1) 이후 2년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183개였다. 조사기간은 12일부터 19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