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로드숍 ‘더페이스샵’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5월 철수했다. 중국 내 경쟁 심화와 사드 여파 등에 따른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LG생활건강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왓슨스’에 주력 상품들을 입점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7월 상하이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철수하고 온라인 시장 강화에 나섰다.
홈쇼핑업계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홈쇼핑은 2월 중국 윈난, 산둥 지역의 사업 지분을 현지 업체에 매각하고 충칭 지역만 남겨 놓고 있다. 충칭 역시 2021년 계약 만료 후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CJ오쇼핑은 중국 남방CJ를 철수했으며, 현대홈쇼핑도 중국 현지 합작사 현대가유홈쇼핑이 2년 전부터 방송 송출이 중단돼 사실상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랜드는 중국 내 커피빈과 자연별곡 등의 외식사업을 철수했고, 오뚜기는 중국 판매법인 북경오뚜기 사업을 접는 등 외식·식음료 업계의 중국 철수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을 떠난 유통업계는 국내로 유턴하지 않았다. 내수 시장도 침체돼 있는 데다 각종 사업 규제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택해 ‘P턴’을 하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페이스샵을 철수했던 LG생활건강은 6월 홍콩에서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을 개최하고 ‘후’를 필두로 홍콩 럭셔리 화장품 시장 확대에 나섰다. 홈쇼핑업계는 태국을 선택했다. CJ오쇼핑은 9월 해외 진출을 위한 중소기업들을 모집했고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각각 7월, 4월 중소기업들과 해외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며 판로를 확대했다.
중국에서 철수한 이마트는 7월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오픈했다. 현지 유통기업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마트는 연내 리야드 내 쇼핑몰을 비롯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내 대도시인 제다 등지에 추가 개점을 논의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동은 화장품 산업의 성장이 빠른 매력도 높은 시장인 데다 K-뷰티가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센텐스의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향후 점포 확대를 위해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3월엔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송용덕 롯데 부회장 등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문하는 등 업계의 신시장 확보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