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동서발전)이 에너지 신사업 육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화석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서발전은 4월 발표한 ‘2030 비전 및 경영전략’을 통해 전체 발전량 중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5%대에서 2030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해 ‘전력 생산 위주의 발전회사’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게 동서발전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15조 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현재 0.4GW에서 5GW로 10배 넘게 확충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되면 신재생에너지 매출 비중이 10%까지 늘어나고 미세먼지 배출량도 7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일자리도 2만70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동서발전은 특히 에너지 신사업 중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주목하고 있다. ESS는 남는 전력을 배터리 등에 저장해 뒀다가 수요가 있을 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유망 기술로 평가받는다. 동서발전은 2016년부터 울산시, 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ESS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h 규모의 ESS를 울산화력발전소에 설치했다. ESS를 발전설비와 연계한 건 동서발전이 처음이다. 동서발전은 ESS 활용으로 발전소의 전력 요금을 연간 2억5000만 원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서발전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2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바닷물을 이용한 ESS 개발에 나섰다.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배터리 원료인 리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리튬 대신 바닷물의 나트륨을 배터리 이온으로 이용하면 배터리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동서발전과 UNIST는 올 연말까지 해수 전지를 이용한 ESS 설비 구축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이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에너지 신사업은 풍력발전이다. 2012년 설치된 동서발전의 첫 풍력발전 단지인 경주풍력은 모두 37.5㎿ 규모의 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다. 경주풍력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최대10만 ㎿h로 3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이다. 풍력 발전을 통한 온실가스 절감효과도 연간 4만2000톤 규모다. 이는 소나무 1500만 그루를 보존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경주풍력의 성과에 힘입어 동서발전은 풍력발전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전남 영광군에 20㎿급 호남풍력과 40㎿급 백수풍력을 잇따라 구축했다. 현재 80㎿급 영광풍력도 건설 중이다. 동서발전은 앞으로 대규모 육·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의 에너지신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와 스마트팜(정보통신기술을 농작물 생산·관리에 활용하는 농업 시설)을 결합한 ‘마을형 스마트팜’이 대표적이다.
동서발전은 3월 경북 영덕군과 ‘에너지농어업 융복합 클러스트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군내에 마을형 스마트팜 2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마을형 스마트팜은 스마트팜에 태양광 발전 시설과 ESS를 설치해 전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전기 요금 비용 부담을 덜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동서발전은 마을형 스마트팜을 고리로 신재생에너지와 농수산 산업을 결합하는 기술자원 가치사슬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동서발전은 마을형 스마트팜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면 단지형 스마트팜을 12곳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동서발전은 국가적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재생에너지, 에너지신산업 확대와 함께 지역 기반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