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영국 공영방송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국과 EU 간의 협상이 잘 되면 그 부분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우리 한국과 영국 간의 별도 협상을 통해서 양국 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지속하는 길을 강구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비커 특파원과 청와대 소정원을 산책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우선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도록 하고 그것을 통해서 전쟁의 위기를 없애는 데까지는 성공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하는 노력의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 단계가 넘어서야 남북 간에 경제적인 협력을 할 수 있고, 또 다시 남북이 하나가 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비커 특파원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이렇게 일어날 것이라고 정말 꿈꿔 오신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제가 정치에 뛰어든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소정원 산책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를 만나자 문 대통령은 비커 특파원과 함께 풍산개를 쓰다듬으며 인터뷰를 이어 갔다.
풍산개를 기르게 된 배경에 관해 묻자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 때 김 위원장이 선물로 준 것이다”며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보호하는 개다”고 얘기했다.
이에 김 위원장과 돈독하신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 때 능라도 5.1 체조경기장에서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의 연설을 회상하며 “아주 감격적인 순간이었고 ‘우리 민족이 역시 하나다’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굉장히 긴장되는 순간이었다”며 “왜냐하면 그 자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야 했고, 또 한편으로는 방송을 통해서 그 모습을 보게 될 한국 국민, 또 세계인들에게서도 지지받을 수 있는 연설이어야 했다”며 “아주 긴장된 순간이었는데 다행히 잘해 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거기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것은 김 위원장이 그 연설을 전하면서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며 “어떤 말을 해 달라거나 어떤 말은 하지 말아달라거나 이런 아무런 요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사전에 연설 내용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연설의 시간도 전혀 제약하지 않았다”며 “저의 분별에 맡겨 줬는데 그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과 함께 김 위원장이 제게 대단한 신뢰를 보여 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