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하며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6원 이상 올라 2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미중간 무역갈등 격화와 미국채 금리 상승 등 우려에 밤사이 뉴욕 증시가 3~4% 가량 폭락한데 이어 국내 주식시장도 4~5%가량 추락하는 패닉장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증시도 3~5%씩 급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지속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 주식매도에 따른 이탈 우려와 함께 일부 역외세력에서 달러롱 포지션 구축이 있었다. 다만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도가 많았다. 최근 7거래일째 원·달러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개입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주식 패닉장이 진정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미 연준(Fed)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미국채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주식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식시장이 패닉장을 보인 와중에도 원화는 비교적 잘 버텼다는 진단도 나왔다. 주식시장이 안정화한다면 고점을 확인후 되돌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일단 심리적 저항선인 1150원을 고점으로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6.24원 급등한 1019.65원을 기록해 8월13일 1027.83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일대비 변동폭은 3월23일 20.29원 급등 이후 7개월만에 최대치다.
역외환율은 9거래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2.8/114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9.7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식이 지배하는 장이었다. 주가가 4% 이상 빠지고 외국인의 주식 누적순매도도 쌓이는 상황에서 원·달러가 안오를수 없었다”며 “미국채 금리는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안정세라는 인식이 커진 것 같다. 미국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른다면 주가지수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고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도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가 4~5%나 급락한 상황에서 원·달러가 10원 정도 오른 것을 보면 원화시장은 패닉장세는 아닌 것 같다. 다름대로 잘 대응했다. 외환당국의 달러매도 개입 등 미세조정 기대감도 있었던데다 수급적으로는 수출업체 물량공급이 우위였기 때문”이라며 “주식 매도자금이 빠져나갈수 있다는 우려와 원·달러가 연고점을 넘자 역외거래자들 사이에서 일부 달러 롱포지션을 추가하는 분위기였지만 증시가 안정된다면 원·달러 환율도 상단을 확인하는 작업을 보인후 되돌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패닉장을 연출함에 따라 원·달러도 연고점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많이 파는 등 전반적으로 위험기피장이었다”며 “일단 패닉상황이 진정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원·달러도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까지는 심리적 저항선인 1150원과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50엔(0.44%) 떨어진 112.26엔을, 유로·달러는 0.0020달러(0.17%) 오른 1.154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은 0.0087위안(0.12%) 오른 6.937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8.94포인트(4.44%) 폭락한 2129.67로 지난해 4월28일(2205.44)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닥도 40.12포인트(5.37%) 급락한 707.38로 작년 11월7일 701.14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897억6900만원어치를 매도해 8거래일째 매도를 지속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에서 788억1900만원어치를 매수하며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54.89포인트(5.68%) 추락한 2570.94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915.18포인트(3.89%) 급락해 2만2590.86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