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기업들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활발히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중국 IT 기업들의 테크 IPO 열기가 이후 식을 것이라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진단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40개 이상의 중국 IT 기업들이 IPO에 나서 약 150억 달러(약 17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전 세계 테크 IPO 자금조달의 40%에 이르는 것이다.
올해는 알리바바그룹홀딩이 뉴욕증시에서 기록적인 250억 달러 규모 IPO를 기록하고 나서 중국 IT 기업들의 IPO가 가장 활발한 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올해 중국 IT 기업 전체 IPO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 산하 음악 스트리밍 기업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뉴욕증시에 10억 달러 규모 IPO를 신청했다. 온라인 영화 티켓 예약 서비스 마오옌웨이잉도 텐센트뮤직과 비슷한 양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링고 초이 언스트앤드영(EY) 아시아·태평양 IPO 부문 대표는 “중국 테크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가 됐다”며 “마지막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몇몇 대형 IPO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중국 경기둔화와 당국의 엄격한 규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IT 기업들의 가치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초이 대표는 “만일 향후 중국 IPO가 실망스러우면 이후 다른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미뤄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온라인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은 지난달 홍콩증시에 데뷔, 42억 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IPO 공모가 대비 약 6% 하락했다.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7월 IPO 규모는 50억 달러로 당초 예상의 절반에 그쳤으며 주가도 공모가에 비해 15%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홍콩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가 약세장에 접어드는 등 전체 증시 상황이 안 좋아서 홍콩에서 IPO를 실시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미국 증시 IPO를 선택한 중국 기술기업들은 상황이 낫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아이치이는 3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하면서 23억 달러를 조달했다. 현재 주가는 IPO 공모가 대비 50% 가까이 올랐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도 7월 16억 달러 규모 IPO를 실시하고 나서 주가가 약 40% 상승했다. 중국 IT 기업들은 올해 실리콘밸리보다 두 배 이상의 자금을 IPO로 조달했다.
그러나 올해나 내년 초 상장을 고려하는 두 거대 중국 IT 기업들은 전망이 어둡다.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로 기업가치가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앤트파이낸셜은 IPO 계획을 내년 말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