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12월물)은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배럴당 83.19달러로, 0.6% 올라 2014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가격이 오른 주요한 이유는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감소다. 원유 가격이 100달러(약 12만 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은 11월 4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
이란 원유 주요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무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 국영정유회사 시노펙이 지난달 이란산 원유 수입을 50%가량 줄였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미국의 압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살만 빈 압둘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제재로 이란 원유 수출이 줄어도 공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 자산운용 부문 외환 책임자인 웨인 고든은 “당분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큐리아에너지그룹과 트라피규라에너지트레이딩 등도 유가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영국 석유기업 BP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원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통화 약세에 원유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진 아시아 신흥시장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과 달러 강세, 글로벌 무역 긴장 등에 더해 고유가라는 문제가 하나 더 생겨 신흥시장의 고심이 더 깊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