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차례상 음식을 전통시장에서 마련하면 온라인 기업형슈퍼마켓(SSM)보다 40%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이투데이가 추석 차례상에 오를 14개 품목의 가격을 서울 수유시장과 온라인 SSM인 롯데마트몰에서 비교한 결과 총액은 수유시장이 7만9900원, 롯데마트 온라인몰이 13만3290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전년 대비 전통시장은 23만2000원, 대형 유통업체는 32만9000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8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결과에서는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장만할 때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차림 비용이 역시 더 저렴했으며 aT의 발표보다 이투데이 조사에서 가격 차이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14개 식재료 중 두부, 조기, 식혜를 제외한 11개 품목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사리, 도라지와 같은 나물류 가격이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두 식재료 모두 전통시장에서 살 때 3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곶감, 밤, 대추도 가격 차이가 두드러졌다. 품질별로 가격대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원산지와 크기가 같을 때 시장에서 파는 것이 더 저렴하게 나타났다. 최저와 최고 가격 분포 차이도 시장이 더 컸다.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SSM이 더 저렴한 품목도 있다. 해동된 조기는 국내산 기준 시장에서는 3마리에 1만 원이 평균 가격인 데 비해 롯데마트몰에서는 마리당 3300원이었다. 온라인몰에서 참조기(중)의 경우는 마리당 1500원까지 떨어졌다. 브랜드 두부 제품도 SSM이 더 저렴했다. 비락식혜도 1.8ℓ 기준으로 롯데마트몰에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시장에서 파는 식혜도 최소 1.5ℓ에 4000원으로 비락식혜보다는 비싸게 팔고 있었다.
수유시장 상인들은 폭염 영향으로 시금치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도라지, 고사리 가격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내 한 도매상은 “공산품은 마트가 대체로 싸지만 수산물이나 채소는 시장에서 사는 게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도 전통시장에는 호재다. 20년 가까이 수유시장에서 나물을 팔아온 김모(52) 씨는 “나물을 한 봉지씩 소량 구매하는 손님한테는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시장이 장보기가 더 좋다”며 “도라지 2000원어치만 사도 며칠은 먹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15년간 반찬가게를 운영해온 한 상인은 “혼자 사는 노인들이 산책 겸 말동무 찾을 겸 들르는 게 시장”이라며 “몇 년 전부터 반찬을 소량으로 판매한 것도 소가구가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