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대기업의 자발적 기부라는 한계와 기금 출연을 주도한 공기업들이 최근 경기 부진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금 폐지 얘기까지 나온다.
이 기금은 △농어촌 성장·발전 지원 △농어업·농어촌과 기업 간 공유가치 창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도약 등을 목표로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3개 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4일 기금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377억5723만 원이 조성됐다.
1년에 1000억 원씩 10년간 총 1조 원을 만든다는 목표에 턱없이 부족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출범 후 약 1년 반 동안 최소 1000억 원은 넘겨야 했지만 1000억 원은커녕 500억 원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공기업이 372억7763만 원을 출연했다. 98.7%를 공기업이 충당한 것이다. 대기업은 4억1090만 원을 출연, 전체 기금의 1.09%를 조성하는 데 그쳤다. 대기업들은 애초 기금이 만들어질 당시 자발적인 기부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대기업이 기부를 꺼리는 상황이라 1조 원 조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일각에서는 활성화가 어렵다면 기금 폐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연구용역으로 기금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냈던 성주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을 만들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가 180도 달라져서 대기업에 기금을 강제할 수도 없고 기금 대부분을 공기업, 그것도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주로 냈는데 최근 이들마저 상황이 좋지 않다”며 “기금의 존폐를 논의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