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전승호·윤재춘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그는 “YTN에서 보도된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업무 회의와 보고과정 등에서 경솔한 저의 언행으로 당사자 뿐 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YTN은 윤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내뱉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윤 회장은 직원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 되고를 왜 네가 XX이야” “정신병자 X의 XX. 난 네가 그러는 거 보면 미친X이랑 일하는 거 같아. 아, 이 XX. 미친X이야. 가끔 보면 미친X 같아. 나 정말 너 정신병자랑 일하는 거 같아서”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윤 회장의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은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뛰어내려라” “다리를 부러뜨리겠다” 등의 폭언도 서슴지 않았으며,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퇴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윤 회장 측은 폭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습적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원들 업무 보고 회의 중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일시적으로 감정이 격앙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윤 회장의)폭언 때문에 퇴사한 직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그간 수평적 조직문화와 자유로운 소통 경영을 강조해 왔다. 특히 윤 회장은 비어파티를 통해 임직원들의 애로사항과 업무 고민 등을 자유롭게 청취하는 자리를 만드는 등 소통하는 기업 문화를 추구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이제야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날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은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은 밝히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이미 지난 3월 전문경영인을 도입했으며, 이후 윤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의 발전 방향과 주요 투자 관련 의사 결정 등을 맡아왔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직 사퇴를 비롯한 세부적인 사항은 내부 논의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 6년간 검사로 재직했다. 이후 2012년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2014년부터 지주회사 대웅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