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50) 효성 회장 재판에 기소 배경이 된 동생 조현문(49) 전 효성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횡령,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5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재판부는 공판 기일을 열고 재판을 진행하다 검찰과 조 회장 측이 증인 신청을 두고 의견을 모으지 못하자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만큼 조 회장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조 전 부사장이 9월 초ㆍ중순까지 입국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추석 이후 증인신문 기일을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사건이 2014년 7월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에서 시작된 만큼 당사자를 불러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진술과 검찰 고발 당시 냈던 자료의 신빙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회장 측은 지난 5월 열린 첫 공판에서 "이 사건의 시작은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에 욕심을 내다 악의적으로 한 고발"이라며 "조 전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공갈 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가 중지된 상태가 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7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린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이 채택한 증거를 설명하는 서증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후 예정된 10월 1일, 15일, 29일 가운데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으로 회사에 179억 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2008년 9월~2009년 4월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만들어 자신이 소유한 미술품 38점을 고가에 판매해 12억 원 상당 이익을 취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