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워싱턴에서 다시 마주앉았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을 필두로 한 중국 대표단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과 이틀간 무역 분쟁 고조를 완화하기 위한 협상에 나선다.
특히 이번 4차 미·중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160억 달러(약 18조 원) 추가 관세 폭탄 발동과 중국의 같은 규모 보복관세 부과를 하루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이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번 주 회담에서 많은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이에 대한 시간표는 없다”고 단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회담은 차관급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기껏해야 새로운 고위급 회담을 이끌어내는 계기로밖에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전문가는 “이번 회담에서 관세 관련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협상단은 잠재적으로 타협 여지가 있는 분야를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3일 160억 달러 관세가 발효되지 않도록 하려면 중국 정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폭적인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2000억 달러 규모 대중국 관세 추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이 문제를 해소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트럼프 정부가 2000억 달러 관세를 감행하면 기존 관세까지 포함해 중국의 대미 수출품 중 절반이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기업들도 이번 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2000억 달러 관세가 부과되면 중요 부품 가격이 올라 산업을 파괴시킬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공청회는 오는 27일 끝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