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6월 초 베이징에서 열렸던 3차 무역협상에서도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앞서 5월 협상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관세 부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수일 뒤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 대중국 관세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뒤집었다.
이번 협상에서는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대표로 나서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낮다. FT는 이번 회담은 차관급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기껏해야 새로운 고위급 회담을 이끌어내려는 계기로밖에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중국과의 무역 분쟁 해소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계속되는 도발로 유화적인 움직임을 취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이들은 미국이 눈에 뻔히 보이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도 격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이 현재 잘 나가는 자국 경제 상황을 활용해 중국과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리처드 옛센가 리서치 대표는 “트럼프가 미국 경제를 무기화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너무 강해서 그는 이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굴복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역임한 티머시 스트랫퍼드 코빙턴&벌링 매니징 파트너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슈퍼볼 우승자와 월드컵 우승팀이 축구 경기를 벌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서로 다른 경제 규칙을 적용해서 무역협상 타결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등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 모델을 적용하면서 미국이 무역장벽으로 자국을 봉쇄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인위적인 지원에 따른 시장 왜곡과 불공정 경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