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한화 L&C 인수설에 대해 “인수 추진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 공시했다. 한화 L&C는 인테리어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1조 원이었다. 종전에 한화그룹의 계열사에 속해 있었지만 2014년 건축자재 부문이 분리되면서 모건스탠리에 인수된 기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리바트를 중심으로 홈퍼니싱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가 현대H&S를 합병해 1조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L&C까지 더해질 경우 매출은 2조4000억 원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현재 업계 1위인 한샘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9738억 원이었던 만큼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가 확정될 경우 단숨에 업계 1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한화L&C는 현대리바트가 다루지 않던 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부문 사업도 하고 있어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008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인수합병에 다소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몇 년 새 공격적인 행보가 뚜렷하다. 2016년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현대HCN이 딜라이브 서초권역을 인수했다.
특히 이번 가구·인테리어 관련 인수 움직임은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와 함께 백화점 대기업 간 경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세계는 앞서 1월 까사미아 인수를 위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까사미아 인수는 당시 정유경 총괄사장이 2015년 부임한 후 처음 진행한 M&A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신세계는 B2C 위주의 까사미아에 홈 인테리어 사업과 B2B 사업 등을 추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5년 내 매출 4500억 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또한 단순 가구 브랜드로의 성장이 아닌,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로 탈바꿈할 구상도 밝혔다.
업계에선 백화점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된 분위기에서 홈퍼니싱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의 공격적인 사업 행보까지 더해지면서 홈퍼니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최근 현대리바트의 주방가구 전 제품에 프리미엄 원자재를 적용하는 등 홈퍼니싱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미국 고급 홈퍼니싱 브랜드인 ‘윌리엄스 소노마’와 단독 계약을 맺고 현대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L&C까지 인수할 경우 인조대리석과 바닥재 등 건축자재부터 주방가구와 인테리어 분야까지 걸친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로서 현대리바트를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