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제집행면탈,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모(59) 씨의 상고심에서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강모(59) 씨, 김모(64) 씨의 범인도피교사 혐의도 무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허위로 부동산을 매매한 것처럼 꾸며 법원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한 혐의(강제집행면탈)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신 씨와 강 씨는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월을 확정받았다.
강 씨는 2010년 부산에서 운영하던 콜라텍을 A 씨에게 매도한 후 맞은편에 다른 콜라텍을 개업해 운영했다. 강 씨는 A 씨가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콜라텍 소유 명의자를 김 씨로 변경했다. 이후 A 씨가 제기한 영업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패소하자 법원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신 씨와 짜고 명의를 다시 변경했다. 당시 강 씨는 신 씨가 1억5000만 원에 양수한다는 내용의 허위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지역 세무서에 제출해 사업자등록을 하기도 했다.
강 씨는 A 씨가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고소하자 정상적인 방법으로 콜라텍을 인수한 것처럼 허위 진술을 부탁했고 신 씨는 이를 받아들여 경찰, 검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했다.
이번 사건은 강제집행면탈 혐의를 받는 공범 강 씨와 신 씨 사이에 범인도피교사죄와 범인도피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신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강 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김 씨에게는 벌금 75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범인도피교사죄는 범인이 용의선상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타인을 출두시켜 피의자로 조사받게 하거나 허위 자백을 하는 것을 말한다"며 "공범자에게 범행을 부인하도록 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신의 범행을 은닉하기 위한 허위 진술은 범인도피죄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