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최근 이어진 아랫목(단기물) 중심 강세가 이젠 윗목(장기물)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4%대로 떨어지며 연초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고, 국고채 50년물 금리도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단기물은 통안채 2년물 금리도 2%를 하향돌파하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근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정부 스탠스로 인해 한국은행 8월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우호적 수급과 외국인의 공격적 국채선물 매수가 가세했다. 코스피와 상해종합지수 등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랠리가 멈추지 않자 손절성 매수도 가세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우호적 수급 등 여건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장기물 중심의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리레벨이 낮다보니 추가 하락룸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고5년물은 3.1bp 내린 2.290%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치는 작년 12월18일 기록한 2.271%였다. 국고10년물도 3.6bp 하락한 2.521%로 전달 11일 2.512% 이후 가장 낮았다.
국고20년물은 4.8bp 떨어진 2.488%, 국고30년물은 4.4bp 내린 2.475%로 각각 1월2일(2.470%, 2.455%)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50년물 역시 4.2bp 하락한 2.407%로 작년 12월19일 2.398%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는 3.0bp 떠어진 1.688%로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55.0bp로 줄어 한은 금리인상 이전인 지난해 9월25일 53.6bp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10-3년 금리차는 1.6bp 좁혀진 47.1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6bp 떨어진 83.3bp를 보였다.
미결제는 6090계약 증가한 34만9852계약을, 거래량도 3364계약 늘어난 7만8297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2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8902계약을, 외국인이 4874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모두 나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972계약 순매도해 나흘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이는 또 4월6일 1만257계약 순매도 이후 4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9틱 오른 121.7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1일 121.75 이후 최고치다. 마감가가 역시 장중 최고가였던 가운데 장중 저가는 121.35였다. 장중변동폭은 35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64계약 증가한 11만2500계약을, 거래량은 5114계약 늘어난 4만8859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30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3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981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투신도 537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911계약을, 금융투자는 580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20만7384계약으로 2016년 8월26일 20만8710계약 이후 2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10년 선물의 경우 5만3060계약을 기록했다. 지난달 16일에는 6만5129계약까지 늘리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은 저평 4틱을, 10년 선물은 저평 2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금리 레벨이 내려오면서 추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호적 수급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불플래트닝 국면은 좀 더 이어질 듯 싶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 국채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양호한 입찰결과로 소폭 강세 마감했다. 이 영향에 국내 채권시장도 강보합 수준에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로 강세를 지속하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정부 스탠스를 감안하면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호적 수급으로 단기금리도 안정되고 있다. 채권 공급 부족에 따른 매수 우위로 은행채와 특수채 등 발행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장 막판까지 강세가 지속되자 손절매수까지 더해져 장기물 위주로 금리는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나 시장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최근 금리하락으로 레벨부담은 높아져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