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이 약 1년 반 만에 사회공헌 활동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일각에선 그동안 법적 리스크에 시달렸던 조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에 맞춰 ‘뉴효성’으로 새출발한다는 의미에서 외부 활동을 재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일 효성은 조 회장이 폭염으로 고생하는 마포구 취약계층 이웃을 직접 방문해 ‘사랑의 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직접 효성의 사회공헌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16년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10억 원을 기탁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조 회장이 직접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은 10년 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과의 악연이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진행된 2심 재판에서 조 명예회장에 징역 10년과벌금 3000억 원, 조 회장에 직역 5년에 벌금 150억 원을 구형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칼날을 들이밀면서 조현준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작년 조현문 전 부사장과의 소송에서 1심이지만 승리하면서 점차 법적 리스크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번 행보를 시작으로 조 회장은 국내 사회공헌 부문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그동안 국내 대신 효성의 해외 사업장을 챙기는 데 주력했다. 조 회장은 올해 2월 베트남과 인도를 연달아 방문해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났다. 효성 관계자는 “상대 나라에서 오너가 직접 참석하길 바란다”며 “사업 성격상 국내보다 해외일정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사회적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회장은 이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또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외이사에게 대표위원을 일임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조 회장은 효성을 인적분할하고 사업별로 독립경영체제 구축해 뉴 효성의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재계 3·4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조 회장이 좀 더 과감하게 자신의 사회적 가치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