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달 1일 존속법인 지주회사와 4개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며 선언한 내용이다.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조현준 회장의 ‘뉴 효성’ 청사진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닻을 올렸다는 평가다.
13일 지주회사 효성을 비롯해 4개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섬유) △효성첨단소재(화학)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화학(화학) 등 총 5개사가 재상장됐다. 1998년 외환위기에 주력 4개 회사를 합병했던 효성이 20년 만에 다시 분할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와 경영 투명성 확보 때문이다.
증권가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사업분야가 많다 보니 경쟁사보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스판덱스(효성티엔씨)와 타이어코드(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재평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효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미래 성장동력 육성 등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을 담당하게 됐다. 특히 각 사업회사가 이사회와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실현을 감독하는 역할도 맡는다.
조 회장은 ‘뉴 효성’의 성장을 견인할 4개 사업회사 대표이사를 모두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웠다. 섬유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티앤씨에는 ‘스판덱스 전문가’로 통하는 김용섭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타이어코드 제조사 효성첨단소재에는 타이어코드 생산 및 기술 책임자로 일했던 황정모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문섭철 효성중공업 대표와 박준형 효성화학 대표도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시장의 관심은 합산 시가총액이 6조 원을 넘어설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신영증권과 키움증권은 5개사의 적정가치 총액을 5조8000억 원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는 5조6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상장 이후 2거래일간 5개사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시총은 3조4947억 원(16일 기준)으로 거래정지일(4조7000억 원)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각 사업 경쟁력에 따라 그동안 저평가됐던 기업가치도 재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