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폭염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기상청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3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폭염 진단 및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폭염에 대한 중기적 예보를 위해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송 의원은 "폭염으로 인한 대부분의 피해자는 고령자 및 영·유아, 야외 근로 노동자"라며 "폭염에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 및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들을 포함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폭염 대응 대책이 시급한 시점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 포럼은 폭염의 원인과 변동성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재난의 범주로서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폭염 대응 방안이 논의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국회에서도 폭염 예보와 대응 방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이명인 폭염연구센터장은 "기상청이 폭염 자체에 대한 중기 예보가 없어 아쉽다"며 "미국과 일본 등의 기상청은 폭염에 대한 중기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상청은 수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최고·최저 온도의 단·중기 예보만을 시행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미국은 앞으로 7일까지 열지수에 대한 예보를 '앙상블 수치 모델'을 기반으로 제공한다"며 "일본은 인체 영향을 고려한 고온·열사병 정보를 1주 단위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미국과 일본 사례를 참고한 폭염연구센터를 소개했다. 그는 "폭염연구센터는 한반도 폭염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방식의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차동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폭염에 정확한 예보를 위해 기상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 교수는 "폭염을 포함한 다양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정확한 기상 예보가 필수"라며 "기초 연구를 강화하려면 선진국과 같은 대형 규모의 기상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안영인 SBS 기상전문기자는 기상청 자료에 올 여름 장마가 일찍 끝나거나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 기자는 "기상청은 기록적인 폭염이 코앞에 다가온 뒤에야 비로소 폭염에 대한 정보를 내기 시작했다"며 "폭염 예측을 위한 시스템과 제도가 있어야 한다면 정부나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채여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집중돼 나타나므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겨울철 난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에너지 빈곤층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폭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는 폭염 주의보와 경보의 기준이 각각 33도, 35도(하루 최고기온)인 점을 언급하며 "40도나 45도 이상의 '슈퍼 폭염'도 예상되므로 폭염의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을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정관영 예보정책과장은 "폭염을 포함한 기상 재해는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범정부 대책을 기대했다.
정 과장은 "올해는 지역 맞춤형 폭염 영향 정보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5월부터 정식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