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이 17일 소상공연연합회(연합회)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애로 사항을 청취했으나 연합회는 예고했던 모라토리엄, 단체행동 등을 굽히지 않기로 했다.
비공개로 이루어진 간담회에서 연합회 측 인사들은 중기부를 향해 성토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권순종 한국부동산사업협동조합 이사장는 “지금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문제, 임대차 문제, 불공정 문제 등 세 가지가 있는데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문제로만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어 “높은 미만률을 고려해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범법자를 만든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데 중기부가 과연 소상공인에 어머니 역할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최저임금 위원회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소상공인 비중을 생각하면 50%이상 참여해야 하는데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근재 부회장은 “경기부양 없이 최저임금 올리는건 말이 안 된다”며 “업종별로 중기부가 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파악해 달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현장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점을 느낀다”며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정부 대책이 발표되는데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데 대한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현재 최저임금과 관련해 소상공인이 처한 문제를 두 가지로 파악했다. 첫 번째는 속도 조절, 두 번째는 소상공인의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홍 장 관은 “소상공인 매출로 연결되는 방안으로 온누리 상품권, 지역 상품권 같은 부분이 활용돼야 한다”며 “온 국민이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국무 회의에 여러분(소상공인)의 말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지금 여러분이 좋은 대안 제시하면 받아들여지기 좋은 시점”이라고 소상공인들을 달랬다.
김영신 중기부 대변인은 “모두발언 제외하고 간담회는 1시간 15분 진행됐다”며 “고성이 오가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서로 격려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합회 측은 간담회 직전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결의한 내용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긴급 이사회에서 “전국상인연합회, 농축산인들과 ‘범소상공인 생존권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대규모 집회를 기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24일 연합회 총회를 거쳐 광화문뿐 아니라 국회, 청와대 앞 등의 장소에서도 천막 농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