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 CEO들의 다채로운 패션 전략을 최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소개했다.
먼저 한결같은 옷으로 눈길을 끄는 CEO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다. 저커버그는 회색 반소매 티셔츠와 청바지, 후드티가 트레이드 마크다. 그의 옷장에는 같은 디자인의 옷이 수십 장 걸려있다.
그는 자신의 패션에 대해 “사회 공헌과 관계가 없는 결정은 최대한 그 수를 줄이려 한다”며 “이는 심리학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무엇을 먹고 입을지 등 작은 결단이라도 반복되면 일상생활의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즉 그는 항상 같은 패션으로 중요한 안건에만 집중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런 패션의 원조는 바로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 겸 CEO였다. 그는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 운동화 3종 세트를 항상 입고 다녔다. 중요한 일에만 선택에 필요한 에너지를 쏟겠다는 것 이외에도 자사 제품을 캐주얼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마케팅적 의도도 있었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설명했다.
저커버그와 잡스는 패션 자체가 브랜드로 변모했다. 바꿔 말하면 항상 같은 패션은 그들에게 ‘교복’과 같은 것이다.
한편 자유로운 복장을 선호하는 저커버그지만, 그는 지난 4월 미국 의회 청문회와 5월 프랑스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정장을 착용하는 등 패션의 기본 원칙인 TPO(시간·장소·상황)를 잘 구분하고 있다.
잡스도 실제로는 정장을 선호했으며 은행 등과 중요한 투자나 재무 안건을 논의할 때 이탈리아 고급 패션 브랜드 ‘브리오니’ 정장을 입기도 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저커버그, 잡스와 달리 정장을 자주 착용한다. 원단이 좋은 고급 정장을 입어 안정감과 신뢰감을 표현한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풀이했다.
일본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몸에 맞는 정장에 빨간색이나 파란색 등 뚜렷한 색감의 넥타이를 선택하고 안경은 다채롭게 착용한다. 명확한 느낌을 주는 패션으로 유서 깊은 기업을 이끄는 강한 리더십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