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동빈, 구속 악재 딛고 日 롯데홀딩스 경영권 유지… 경영권 방어 5전 전승

입력 2018-06-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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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왼쪽부터)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 수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으로 부재중인 상황에서도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일본 롯데에서의 입지가 굳건함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신 회장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함으로써 재배구조 개편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변은 없었다, 이사직 지킨 신동빈 = 일본 롯데홀딩스는 29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롯데 본사 건물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주총에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도 부결됐다.

두 안건 모두 경영권 탈환을 시도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됨으로써 주총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둔 신 회장의 탄탄한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지난 12일 법원에 보석까지 청구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절박함과 의지를 함께 밝혔다. 하지만 법원이 전날까지도 보석 인용 결정을 하지 않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한국 롯데 대표단이 신 회장의 서신을 갖고 일본으로 급파됐다. 황 부회장 등은 일본 경영진을 만나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신 회장 승리 비결은 실적·능력 = 신 회장이 이처럼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들에게서 재신임을 얻어 낸 결정적인 이유로는 그간의 경영 성과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 7월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오른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비교해 뛰어난 경영 실적을 보여줬다. 한국 롯데를 이끌어온 신 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 매출(96조 원)을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 원) 매출의 20배 넘게 성장시켰다. 또한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서열 5위로 올라섰다. 취임 이후 진두지휘한 인수합병 건은 40건에 14조 원이 넘는다.

그동안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공조를 강조하면서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 등 동반 성장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일본 주주들이 신뢰를 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 회장은 2015년부터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한 후 320억 엔(3200억 원)을 투입해 일본에 초콜릿 공장을 신설하는 등 일본 투자도 늘렸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1980년대부터 2015년 초까지 약 30년간 일본 롯데에 몸담고 경영에 참여해 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신 전 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반으로 2014~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 회장 ‘뉴롯데’ 완성에 속도 = 신 회장에 대한 2심 진행으로 당분간 총수 공백 상태가 이어지겠지만,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가 신 회장의 승리로 결론이 나면서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지주 출범 등 국내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한창이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상당수 계열사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갖고 있다.

이에 신 회장이 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일본 롯데의 지분율이 높은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높아지거나 배당금 확대, 경영진 교체 등 일본 롯데 경영진의 영향력 행사에 대한 우려가 롯데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신 회장이 재신임을 얻음으로써 이러한 우려가 해소됐다.

아울러 황각규 부회장과 4개 사업부문(BU) 부회장단이 이끄는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도 경영권 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한층 안정된 상황에서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각 사업분야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도전은 계속된다” =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 동생 신 회장에게 패배한 신 전 부회장은 앞으로도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 요구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결과와 관련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28.1%)의 최대주주(50%+1주)로서 롯데그룹 기업 지배 구조의 쇄신과 재정비를 위해 자신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고 신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날 가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 전 부장은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가치 및 관련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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