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비약적인 성장세를 구가해 온 우리나라 대(對)베트남 수출이 올해 들어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고,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여 줄 수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대베트남 수출 감소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베트남 수출액은 3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5개월 연속(1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지속해 온 대베트남 수출 증가세의 마침표를 찍은 3월(-2.8%)과 4월(-17.6%)에 이어 3개월 연속 지속한 것이다.
대베트남 수출 부진은 베트남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나타난 것이라 우려가 크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2월 발효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2016년 6.6%에서 2017년 8.3%로 확대됐다.
2017년을 놓고 봤을 때 개별국 기준으로 중국(24.8%), 미국(12.0%)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많은 것이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의 베트남 수출액(477억 달러)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수출 증가율도 46%나 급증했다. 특히 세계경제 둔화, 자동차업계 파업 및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 등으로 우리 수출이 역성장한 2016년에는 인도(-3.6), 일본(-4.8%), EU(-2.9%), 미국(-4.8%), 중국(-9.2%), 중동(-13.8%), 중남미(-17.1%) 등 대다수 지역의 수출이 감소한 것과 달리 대베트남 수출(17.6%)은 고공행진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구가해 온 대베트남 수출이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 기업들의 현지 설비 투자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한 휴대폰, 휴대폰 부품 등 무선통신기기 및 가전 생산 공장 설립이 하나둘씩 마무리되고, 이로 인해 해당 품목의 현지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현지 자체 공급 확대로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이들 품목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휴대폰과 휴대폰 부품, 가전 등은 대베트남 주력 수출 품목으로 꼽힌다. 대베트남 수출이 올 3~5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도 해당 품목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에서 기인한다. 특히 무선통신기기의 대베트남 수출은 4월과 5월에 각각 37.7%, 34.6%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