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알뜰폰(MVNO)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도매대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도매대가 협상 방식으로는 사업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알뜰폰 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이 논의됐으며, 특히 현재 도매대가 산정에 문제가 있다며 새로운 도매대가 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 망을 빌려 쓰는 비용을 지급하는 금액이다. 도매대가 산정 협상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정부의 주도 하에 이뤄진다.
이날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및 경쟁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알뜰폰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 등 개선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알뜰폰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데이터 도매대가 제도 최적화 △알뜰폰 데이터 요금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데이터 선구매 제도 도입 등 활성화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7.2%포인트로 결정했다. 애초 10%포인트 이상 약속한 것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구간 도매대가 비율은 전년 대비 2.26%포인트 인하에 그쳐 LTE 무제한 서비스 출시가 불발됐다.
김 교수는 "이동통신사의 높은 요금에서 일부분을 차감해 결정하는 현재 종량제 도매대가 산정방식은 통신사의 간접비용과 총이익 모두를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도매대가가 과다하게 산정되는 문제가 있다"며 "접속료, 설비제공대가, 공동사용대가 등 다른 기준들과 같이 원가 기반의 도매대가 산정방식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신 자회시가 지난 3년간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의 70%를 차지하는 등 알뜰폰 시장 역시 기존 이통사 중심으로 변모되어 알뜰폰을 통한 시장 경쟁 촉진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알뜰폰과 계열 이동통신 자회사에 대해 합산 점유율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는 2013년 90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4년에는 965억 원, 2015년에는 511억 원, 2016년에는 3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액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