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식 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식 소비자를 위한 국내 제품은 많지 않아 이들이 편안하게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은 지속가능한 순식물성 대체식품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다. 푸드테크란 기존의 음식 관련 서비스에 IT 기술이 접목된 산업을 통칭한다. 그러나 양재식 대표는 더플랜잇이 기존의 푸드테크 기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한국의 푸드테크 기업은 물류나 배송 같은 서비스에 국한돼 있다”면서 “더플랜잇이 생각하는 푸드테크는 식품 본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류 기반의 식품이 가지고 있는 성분을 분석하고 이와 공통되거나 유사한 성분을 원료에서 찾아 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해 맛과 성질이 유사한 식품을 만드는 것이 더플랜잇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부터 세계적인 영양 불균형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양 대표는 “선진국은 과도한 육류 생산과 섭취로 인한 질환으로 고통받는데 개발도상국은 가축 사료로 쓰일 농작물을 키우느라 먹을 것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며 “선진국에서 건강을 위해 먹는 식품과 개도국에서 영양을 위해 먹는 식품이 같다면 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으로 순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해 꾸준히 연구한 결과 탄생한 것이 ‘콩으로마요’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콩으로마요는 기존 마요네즈에 첨가된 계란 노른자를 대신해 국내산 약콩을 비롯, 순식물성 100%로 만든 마요네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칼로리, 지방, 나트륨이 적고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양 대표는 “현재 제품은 월 15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고객이 기존의 마요네즈보다 담백하고 고소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한 번 먹어본 고객들은 꾸준히 찾는다”고 자랑했다.
그 덕분인지 4월에는 콩으로마요가 업계 최초로 영국채식협회로부터 비건(Vegan)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국내 채식 소비자를 위한 국내 제품이 많지 않다 보니 해외 직구나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순식물성 마요네즈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음에도 가끔 우리 제품이 완전한 순식물성 원료로 만든 것인지 확인하는 문의가 들어온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비건 인증은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더플랜잇은 신제품 마요네즈와 순식물성 드레싱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제품 출시를 위해 품평회를 개최했고, 론칭에 앞서 7월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더플랜잇의 목표는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명의 채식주의자가 아닌, 100명의 사람이 접근 가능한 순식물성 대체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순식물성 원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대학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해외에서 원료를 찾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