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선 북미 정상회담 가시화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2일 싱가포르에서 재개되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황리에 종료될 경우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시에 청신호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비료·공항개발 수혜주 잇단 부상 = 지난주 시가총액 200억 원 이상의 코스닥 상장사 중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종목은 새내기주인 현대사료(86.59%)로 나타났다.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3만2000원으로 공모가(6600원)의 5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달 1일 증시 입성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해 기대감을 높인 현대사료는 두 차례 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이후에도 7일과 8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으로 인한 경제협력 기대감에 따라 사료 관련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이 원인이다.
이 외에도 화공설비·발전플랜트 설계기업 웰크론강원(34.94%)이 가스관 연결 기대감에 상승했다. 제일테크노스(31.36%)는 북한 공항사업 가속화 기대감에 급등했다. 남북경협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3대 공항 중 한 곳인 삼지연 공항 개발이 현실적으로 우선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식품 기업 내츄럴엔도텍(35.94%)도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츄럴엔도텍은 과거 ‘백수오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던 곳이지만, 신제품 ‘백수오 궁’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백수오 궁’은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홈쇼핑 채널인 CJ오쇼핑을 통해 이달 24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링크제니시스(35.47%)도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사업 확대 흐름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호조를 보였다. 쎄미시스코(31.88%)는 조달청과 207억 원 규모의 초소형 전기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8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나라장터에 등재된 첫 초소형 전기차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도가 높았다.
이와 함께 디지털 셋톱박스 업체 디엠티(30.28%)와 기업용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플랫폼 업체 투비소프트(29.03%), 디스플레이 부품주인 액트(28.04%), 홈네트워크 업체인 코콤(24.20%) 등이 뚜렷한 호재 없이 상승했다.
◇남북경협·방탄소년단주, 누적된 피로감에 하락 = 반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모회사인 에이치엘비(-22.23%)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속했다. 글로벌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 I) 한국지수 편입 모멘텀이 종료된 데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설, 임상 환자 사망설 등 악성 소문에 휩싸이면서 공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법이다.
지난달 방탄소년단의 컴백 일정과 함께 파죽지세로 올랐던 방탄소년단 관련주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특히 방탄소년단 관련주인 SV인베스트먼트 관련 펀드 지분을 보유한 메가엠디(-20.37%)의 낙폭이 컸다. SV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주주인 대성파인텍(-15.57%)도 내렸다. 대주주인 넷마블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의 2대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급등했던 와이제이엠게임즈(-14.25%)도 하락했다.
남북 경협주는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하락 종목이 대거 나왔다. 원전폐기기술 업체 한국테크놀로지(-19.65%)는 하락 반전했다. 이 회사는 원전 폐기물의 부피를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테인리스강관 업체 유에스티(-19.25%)도 주가가 후퇴했다.
헬스케어제품 유통업체 넥스트BT(-18.29%), 게임주인 선데이토즈(-21.13%)와 조이맥스 (-16.62%)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텍(-14.58%)도 최근 정치적인 파문이 확산한 데 따른 우려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