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CNN과 폭스뉴스, ABC, 유니비전 등과 협력 제작한 자체 뉴스를 자사 동영상 플랫폼 ‘워치’를 통해 올해 여름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받았다. 이에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 등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해왔다.
페이스북은 워치를 해법으로 삼았다. 워치는 방송사가 제작한 단편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야구 경기나 프로레슬링을 주로 중계했다. 페이스북은 워치를 통해 자체 제작한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이다. 회사는 일일 브리핑과 심층 분석 뉴스, 속보 중계 등을 다양하게 제공할 것이라면서 워치에서 적시에 고품질의 뉴스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치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가 제작한다. 제작비는 페이스북이 부담하지만 편집권은 각 방송사가 갖는다. CNN은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의 뉴스 프로그램 ‘앤더슨 쿠퍼 풀 서클’을 평일 저녁에 방송할 예정이다. 폭스는 셰퍼드 스미스의 ‘폭스 뉴스 업데이트’를, ABC는 ‘온 로케이션’과 주요 뉴스 속보를, 유니비전은 호르헤 라모스가 진행하는 뉴스 브리핑 등을 방송한다.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특성도 고려했다. CNN은 스마트폰으로 시청하기 편하도록 세로 영상으로 방송하며 시청자가 라이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등 양방향 서비스를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CNN과 폭스뉴스, 유니비전의 주요 시청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우호적인 폭스뉴스, 히스패닉을 위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 등을 선정해 방송사의 기조나 지역적 균형에도 신경을 썼다.
캠벨 브라운 페이스북 글로벌뉴스파트너십 책임자는 “올해 초 우리는 신뢰할 수 있고 유익한 뉴스를 전하겠다고 약속했다”라면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뉴스 제작자가 페이스북 전용으로 만든 뉴스 쇼 섹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페이스북 뉴스의 품질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뉴스 프로그램으로 얻은 광고 수익을 방송사와 공유할 예정이다. 브라운은 “워치를 통해 뉴스 제작자의 생태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제이슨 에리치 폭스뉴스 수석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워치를 만들기 위해 매우 노력했다”면서 “뉴스 제작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콘텐츠를 제공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에도 동영상을 통한 광고 수익은 중요하다. 뉴스피드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광고 수익의 중점을 동영상 부문으로 전환한 탓이다. 페이스북은 알파벳이 소유한 유튜브, 스냅, 트위터 등과 동영상 광고 수익을 놓고 경쟁 중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페이스북이 뉴스 제작 비용을 지급하면서도 언론사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서 페이스북이 실제로는 미디어 회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평가들은 페이스북이 뉴스와 기타 콘텐츠를 배포하며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에 이를 규제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페이스북은 러시아 정부가 광고와 게시물을 올려 여론을 조작하면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스캔들을 겪었다. 언론을 흉내 낸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페이스북은 2016년 대선 당시 최대 1억2600만 명이 러시아 가짜 뉴스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치른다. 페이스북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 확산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