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사장은 지난주 뉴욕에서 샌포드번스타인이 주최한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 지난 3월 블랭크페인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처음으로 투자자들 앞에 나섰다. 미국 금융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 자리에서 솔로몬이 ‘고객(Client)’이라는 단어를 57회, ‘관계(Relationship)’는 13회 각각 언급했다고 분석했다.
솔로몬 사장은 골드만삭스의 모든 고객을 중시하며 고객의 문제 해결을 돕는데 초점을 집중시킬 것임을 시장에 확신시키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평가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전략을 고려할 때 고객에 대해 생각하자는 것이 나의 시작점”이라며 “고객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 경영’은 상투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솔로몬이 경쟁자였던 하비 슈워츠를 누르고 골드만삭스 차기 CEO로 낙점받은 가장 큰 성공비결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강조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솔로몬은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CEO, 카지노 재벌 셸든 애덜슨 등 핵심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솔로몬은 IB 부문장 시절 부하직원들에게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고객과 관계라는 두 단어는 골드만삭스의 향후 경영전략에 뚜렷한 변화가 있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솔로몬이 트레이딩 사업 등에서 좀 더 고객 친화적인 접근방식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사업은 기존에 수익률이 낮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상품 대신 복잡하고 일시적이며 더 높은 수수료가 보장되는 거래를 선호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는 고객의 비용을 바탕으로 자신들만 최대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악명을 얻었다. 그러나 파블로 살라미 증권 부문 대표는 지난해 1분기 10여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을 당시 “직원들이 각 거래의 수익성에 노예가 되는 대신 고객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JP모건체이스나 씨티그룹 등 타사와의 경쟁에서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면 결국 고객들이 자신의 최대 이익을 위해 골드만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덧붙였다.
솔로몬 사장은 발표 마지막 부분에서 “제가 시작했던 지점에서 오늘 공식 발표를 끝내려 한다”며 “고객은 골드만삭스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한 가운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솔로몬의 경영 철학은 좋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그가 대표로 있던 10년간 골드만삭스 IB 부문 매출은 70% 증가했으며 수익률은 두 배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