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84조 1항에 따르면, ‘예산안과 결산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고, 상임위는 예비심사를 해 그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정부의 시정연설도 반드시 실시하도록 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 국회를 찾아 정부 시정연설을 실시했다.
문제는 상임위 예비심사와 예결위 심의과정이다. 지난달부터 임시국회가 열려있었지만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국회 상임위가 열리지 않았다. 추경안 예비심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추경안 상임위 예비심사를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종료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예결위 심의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상임위) 회의를 개의하기도 전에 심사를 종료하라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며 “예산 심사권을 국회 스스로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예결위 심의과정도 부실 지적이 잇따를 전망이다. 예결위 종합심사는 종합정책질의와 부별 심사를 거쳐 예산조정소위 심사까지 거쳐야 한다. 각 부처 장관을 대상으로 예산 관련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종합정책질의에는 예결위원 50명이 참여한다. 이에 최소 이틀 이상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18일 본회의 상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추경 종합정책질의는 당일 오후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1박 2일’ 간 진행됐다.
추경 심사와 관련해 백재현 예결위원장은 전날 회동에서 “추경이라 부처별 심사는 않더라도 전체회의 때 예결위원 50명이 질의하려면 이틀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야당 소속 예결위 간사 역시 짧은 심의 기간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당 간사를 맡은 김도읍 의원은 “원내대표가 18일로 못 박았지만, 국민 혈세를 허투로 섣불리 심사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은 시기에 구애 받지 않고 예산 원칙과 기준에 따라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