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양대 IT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올해 1월 각각 자동화된 무인 점포를 열었다.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이 이번 달 초 중국 허베이 슝안신구에 문을 연 무인 점포는 246㎡ 규모로 자사 매장 중 최대다. 무인 매장 100곳을 만들겠다는 징둥닷컴을 비롯한 중국 IT기업은 점차 점포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미국 ‘유통 공룡’ 아마존이 지난 1월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 ‘아마존고’를 개장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으나 오히려 중국에서 무인 매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무인 매장이 주목받는 데는 기존 소매업체가 인력을 확보하기 힘들어진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인구는 노령화되고 있으며 인구 증가 속도도 둔화했다. 지난 20년간 중국의 출산율은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대표적 저출산 국가인 일본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10년간 중국 인구가 연간 30만~80만 명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노동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낮은 일자리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욕구도 커졌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노화로 인한 인력 부족은 첫 번째 요인”이라면서 “두 번째는 계층을 이동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장 직원은 질 좋은 직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무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포브스는 중국 IT 기업들은 아마존과 비슷한 기술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래지향적인 기업의 중심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징둥닷컴은 얼굴인식과 모바일 결제를 통해 매장 내 결제를 자동화했으며 알리바바의 매장 센서는 고객이 계산대로 물건을 가져가는 동안 가격을 읽을 수 있다. 데니 레빈슨 미국상공회의소 상하이 IT위원회 회장은 “중국의 광범위한 인터넷이 점포 자동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도 자동화된 매장과 새로운 기술에 열려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일반적으로 중국 쇼핑객은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을 시도하는 데 유연하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기술에 개방적이기 때문에 자동화 매장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무인 점포가 중국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지만 올해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