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넷플릭스처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혀야 시장의 관심이 살아날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망했다.
전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미중 무역 갈등을 둘러싼 경계심은 여전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모처럼 살아났다. 그럼에도 디즈니 주가는 0.8% 떨어져 시장과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최근 개봉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음에도 주가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지난 주말 6억4000만 달러(약 6895억 원)로, 첫 주말 기준 역대 세계 1위 흥행 수입을 올렸다. 세계 2위 영화시장인 중국에서는 아직 개봉하지 않아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개봉한 블랙팬서도 북미 흥행 수입 역대 3위라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디즈니 주가는 어벤져스 개봉 실적이 나온 지난달 30일 1%로 반짝 상승하고 나서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떨어졌으며 올 들어 디즈니 주가는 8% 하락했다. 디즈니 영화가 아무리 히트해도 투자자들이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와 대조되는 것이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다. 시장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 소식에 크게 반응했다. 지난달 중순 실적 발표에서 가입자 수가 예상을 크게 웃돈 증가세를 보이자 주가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등했다. 올해 주가 상승폭은 60%가 넘는다.
증시에서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시가총액이 역전될 위기에 놓였다. 디즈니 시총이 약 1500억 달러인 가운데 넷플릭스가 1360억 달러로 바짝 그 뒤를 쫓고 있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의 대두로 미국에서는 최근 케이블TV를 해지하는 ‘코드 커팅’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디즈니는 주요 케이블TV 사업이 부진에 빠진 것이 주가 침체 계기가 됐다.
영화는 관객들이 한 번 보면 끝이지만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시장의 인정을 받아왔다.
디즈니는 영화가 인기를 끌면 관련 상품 판매와 테마파크 관광지 건설 등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디즈니 팬들은 넷플릭스 회원 수처럼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어서 시장에서 좀처럼 평가하기 어렵다.
디즈니에도 승산은 남아있다. 디즈니는 내년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회원 수가 1억2500만 명에 이른다. RBC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카할 애널리스트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초기 5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무대에서 싸우게 되면 풍부한 인기 콘텐츠가 디즈니의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넷플릭스의 성공을 보면 우리도 큰 기회가 있는 셈”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