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두 곳 중 한곳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일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중소기업의 48.2%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동결’에 이어 ‘3% 이내 인상’(19.1%), ‘3~5% 이내 인상’(18.4%) 순으로 답했다.
응답한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묻자 ‘높다’(매우 높음 29.0%, 다소 높음 41.6%)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정하다’는 27.6%, ‘낮음’은 1.8%(매우 낮음 0.1%, 다소 낮음 1.7%)로 조사됐다. 올해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제조업(64.6%) 보다는 서비스업(78.0%)에서,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10억 원 미만 77.7%)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환경의 변화로 올해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작년과 동일하다’는 의견은 24.8%에 머물렀다. ‘어렵다’고 응답한 73.9%의 기업을 업종별로 분석하면 제조업(70.2%)보다 서비스업(78.5%)에서,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10억 원 미만 79.2%) 경영난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난으로 직결된 배경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다른 근로자의 임금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응답 기업 66.6%는 (최저임금이 다른 근로자 인건비 인상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른 근로자의 인건비 인상 수준에 대해선 ‘5% 미만 인상’(23.6%), ‘5~10% 미만 인상’(19.9%), ‘16% 이상 인상’(12.8%), ‘10~16% 미만 인상’(10.3%)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이 적절하다는 의견은 응답 기업의 15.4%에 그쳤다. 2022년이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23.3%를 차지했고, 2024년이라는 답변이 23.2%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의 73.9%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최근 노동환경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대비 2020년 경영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2020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된다면 ‘고용 축소’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감원’하겠다는 응답이 24.3%,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1.3%로 조사됐다. 서비스업 기업은 주로 감원(28.5%)을, 제조업은 신규채용 축소(24.9%)을 가장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책 대안을 묻자 응답 기업 대부분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인상률 조정’, ‘인상시기 조정’, ‘여론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서서히 인상하면 좋겠음’ 이라는 의견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올해 최저임금 고율인상이 불러온 현장의 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최저임금 근로자의 98.4%가 300인 미만 기업에서 근무하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지불주체인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결정되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300인 미만 중소기업 16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