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통일은 험난한 과정…5단계 걸쳐 20~30년 걸린다

입력 2018-04-3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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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선언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은 험난한 과정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성국<사진>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현 혜안리서치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통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통일까지의 단계는 평화체제 구축, 상호 신뢰, 경제 교류, 문화적 동질성 확보, 점진적인 정치적 통합의 과정이 될 듯 하다. 아마 20~3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이 과정에서 북한의 안정과 국내적 의견 통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5단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평화체제 구축은 바로 지금 논의 중인 사안으로 냉전과 갈등의 프레임에서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북한 핵폐기 실천에 앞서 원칙에 합의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상호 신뢰 과정은 북한이 우선 핵폐기를 하고 나머지 주변 5개국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해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심각한 갈등이 있을 수 있는 단계라고 봤다.

신뢰의 핵심변수는 주한미군의 존재. 김정일 전 위원장도 통일 후 주한미군 주둔을 허용한 바 있고, 남북관계가 호전된 후에도 주한미국이 주둔할 경우 한국뿐 아니라 북한 정권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교류 활성화 단계에서는 당초 100만평 규모로 개발할 예정이었던 개성공단 확장은 물론 비슷한 경제특구가 만들어질 것으로 봤다. 4000조원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도 주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반면 4·5단계인 문화적 동질성과 점진적 정치적 통합은 현 단계에서 언급하기엔 다소 빠르다고 봤다.

다음은 홍 대표의 페이스북 전문

(통일, 얼마나 걸릴까?) 통일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통일은 험난한 과정이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통일 과정을 한번 예상해 봤습니다.

통일까지의 단계는 평화체제 구축=>상호 신뢰=>경제 교류(북한 개발)=>문화적 동질성 확보=>점진적인 정치적 통합의 과정이 될 듯 하다. 아마 20~30년이 걸리지 않을까? 이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북한 경제가 빠르게 발전했을 때 비로소 통일이 가능할 듯 하다.

이 5단계 과정에서 북한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규모 탈북자가 나온다든지? 강경파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한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1)평화체제 구축: 바로 지금 논의 중인 사안이다. 3달 전까지 이어졌던 전쟁의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냉정과 갈등의 프레임에서 평화 체제로 전화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등 많은 접촉은 북한 핵폐기 실천에 앞서 평화 체제에 대한 원칙을 합의하는 것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평화의 큰 그림(한반도 주변 전체의 장기 세력균형)에 동의하게 되면 평화를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

2)상호 신뢰: 평화체제 구축은 대부분 선언적 측면이 강할 것이다. 다음에는 한반도 주변 6개국이 평화체제를 실천에 옮기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가 될 듯 하다. 북한은 우선적으로 핵폐기를 하고, 이어서 나머지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해제하는 단계다. 북-미 수교도 가능하다. 물론 1, 2단계는 서로 겹치거나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때로는 심각한 갈등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한반도 미래에 대한 큰 구도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신뢰의 핵심 변수는 주한미군의 존재다. 이미 김정일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도 된다고 언급했었다. 북한 정권은 중국에 대해 상당한 경계심이 있는 듯 하다. 김정일이 최고 지도자가 되었을 때 중국 방문을 오랜 기간 지연시켰다. 소문이지만 중국에 의한 김정일/김정은 암살설도 있었다. 북한의 세습체제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북한 정세 급변 시 중국 군대의 북한 개입 우려 등에서 상호 의구심이 강해진 듯 하다.

남북관계가 호전된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할 경우, 한국뿐 아니라 북한 정권의 안정성이 확보된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진 북학이 경제개발에 주력할 수 있는 국제정치적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아마 현 정부도 이 문제를 김정은에게 가장 많이 설득하고 있을 듯 하다.

3)신뢰가 쌓여질 경우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다. 당연히 한국이 가장 많은 지원에 나설 것이다. 일본은 북한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이뤄지고, 중국도 북한 경제 지원에 나선다면 상황은 매우 좋아질 듯 하다.

개성공단은 애초 2천만평으로 계획되었다. 이 중 100만평만 개발되었는데, 개성공단 확장과 더불어 비슷한 경제 특구가 만들어질 것이다. 북한 지역에 SOC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잠재적 가치 4천 조원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도 중요한 포인트다.

4)문화적 동질성 5)점진적 정치적 통합 등은 현 단계에서 언급하기에 다소 빠른 듯 하다.

일각이지만 실질적인 핵폐기 스케쥴이 없다면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시작 시점이다. 그래서 현정부는 매우 신중하다. 트럼프 말대로 한방에 끝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변 4대 강국과의 폭넓은 대화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통일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인내의 시간’이다. ‘국내적 의견 통일’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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