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23일 이사회를 통해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애초 계획보다 3일이 미뤄진 만큼 노사는 남는기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집중 교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1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서울 모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다루지 않았다. GM 본사가 ‘부도 시한’으로 못박은 이날(20일)까지 임단협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측의 법정관리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양측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목적의식이 뚜렷한 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협상장에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이사회는 23일 저녁 8시로 점쳐진다. 이때까지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전날 교섭이 결렬된 직후 한국지엠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월요일(23일)까지 노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합의를 끌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오늘 오후 8시로 예정된 이사회를 미룰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건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사회 의결은 하되 월요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철회하겠다는 대답을 들어 23일까지 합의를 끌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당장 21일에 교섭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오전 11시 교섭을 재개한 상태다. 법정관리 신청 의결이 미뤄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말과 23일 오후까지 추가 교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사정이 벼랑 끝에 몰린 한국지엠은 시간적 여가 없는만큼 사측은 다음 주 중 채무 불이행 상황이 발생하면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한국지엠 노사 합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신속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노사가 합의에 실패하면 한국GM본사 근로자 약 1만4000명과 협력업체 근로자 14만 명 등 약 15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GM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안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른바 과거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복구하는데 들어가는 ‘올드 머니’(Old Money) 투입은 불가능하지만 신규투자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뉴 머니’(New Money)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지원규모가 아직 잠정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합리적 투자라면 ‘뉴 머니’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