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4위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USA와 스프린트가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 양사의 합병 논의는 이번이 세 번째 시도이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아직 협상 타결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양사 모두 미국 이통사 양대 산맥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와 AT&T를 극복하고자 시가총액이 약 800억 달러(약 85조 원)에 달하는 새 회사를 창출하려 한다고 FT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스프린트 모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새로운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하고 나서 그다음 해 T-모바일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덩치를 키워 당시 경영난에 빠진 스프린트를 회생시키고 단숨에 미국 이통사 강자로 떠오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T-모바일의 완강한 저항과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거부 의사에 무산됐다. 이후 양사의 위치는 역전됐다. 스프린트가 T-모바일에 이통사 3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다시 합병을 시도했지만 새로 탄생할 회사의 경영권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논의가 중단됐다.
세 번째로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는 소식에 양사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뛰었다. 스프린트는 밀려드는 매수 주문 끝에 잠시 거래가 중단됐다가 전일 대비 17.12% 폭등한 6.02달러로 마감했다. T-모바일 주가는 5.67% 급등했다.
지난해 합병이 무산되고 나서 스프린트는 미국 대형 케이블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전략적 옵션을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다시 T-모바일과의 협상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T-모바일 모회사인 도이체텔레콤도 지난해 11월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지만 계속 합병 가능성에 문을 열어뒀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T-모바일은 그룹 전체 성장에 크게 기여하는 등 매우 비중이 커서 도이체텔레콤은 합병 이후에도 계속 경영을 주도하기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