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성능 저하' 아이폰 사용자 6만 명, 단체소송 본격화…국내 최대 규모

입력 2018-03-30 10:03 수정 2018-03-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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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고의로 성능을 저하시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아이폰 사용자 6만여 명이 모여 단체소송을 냈다. 국내 소비자 소송 규모로는 최대 인원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28일 아이폰 사용자 김모 씨 등 6만3767명을 대리해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청구금액은 1인당 20만 원씩 총 127억5340만 원이다.

김 씨 등은 소장을 통해 "애플 측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설치하면 일정한 환경 하에서 아이폰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배터리결함 은폐, 고객 이탈 방지, 판매 촉진 등을 위해 문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획·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애플의 이런 조치가 정보통신망법, 소비자기본법 등을 위반하고 계약당사자 간의 신의칙 상 설명의무 내지 고객보호 의무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한누리에 따르면 당초 소송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은 총 40만3722명이다. 하지만 아이폰 보유 및 사용 사실에 대한 증빙서류 등을 제출하지 않아 실제로 소송을 낸 원고수가 대폭 줄었다.

한누리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현행 소송제도의 문제점도 비판했다. 한누리 측은 "현행 일반소송제도는 불특정 다수 소비자가 입은 소액의 피해를 구제하는데 적합하지 못하다"며 "현재 증권분야에만 도입돼있는 집단소송제가 소비자소송 분야에 조속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송을 내기로 마음먹은 김 씨 등은 민사소송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는 전자소송을 이용할 수 없었다. 전자소송은 원고수가 5000명 이하로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이날 법원에 접수한 소장만 7000페이지 분량이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대표 당사자만 시스템에 입력하기 때문에 원고를 특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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