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시키신 분 배달비 2000원 추가요~"

입력 2018-03-23 10:23 수정 2018-04-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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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배달대행 시장 확대...비용 부담에 소상공인ㆍ소비자 부담은 커져

“1만 2000원이 최소 배달 금액입니다. 그 지역은 추가 배달 비용을 내야 합니다.”

배달음식을 시키던 김사랑(31) 씨는 화들짝 놀랐다. 그동안 1만 원만 넘어도 배달이 되던 햄버거가 올들어서는 1만 2000원이 넘어야 배달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김 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사이드 메뉴를 하나 더 주문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최저임금이 인상된 데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주문 플랫폼의 확산으로 배민라이더스, 바로고, 식신 히어로 등 배달대행 업체들까지 증가하면서 배달비가 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나 개별 음식점들이 배달을 대행업체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음식점 업체들은 올들어 배달 최소 주문가격을 올리는가 하면 배달비를 별도로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달대행 업체는 주문 앱에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대기하고 있다가 해당 지역 가맹점(사업자)이 ‘콜’을 띄우면 달려가는 퀵서비스 개념이다. 배달대행업체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최저시급이 오르면서 배송 위탁이나 제휴를 문의하는 점주의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배달원 수도 늘렸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밥집을 하는 소상공인 B씨는 “직접 고용한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신경쓰는 게 너무 힘들어서 배달대행업체를 쓰고 있다”며 “예전에는 그나마 수익이 좀 남았지만 이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이 별로 남지 않아 배달은 위탁하고 음식과 소비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하소연했다.

배달플랫폼 사업자들이 늘면서 음식업에 부가 서비스의 일부였던 배달은 어엿한 독립 서비스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는 “최근 배달대행 시장이 60~70%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로고 관계자는 “배달원의 역량과 배달 지역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다른데, 월급이 400만~500만원 되는 고소득 배달원도 꽤 많고 심지어 700만원이 넘는 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달서비스라는 신규 산업이 열린다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당장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앱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매장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올려줘야 하는데다 배달 비용까지 부담해야 되니 앓는 소리가 나온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그동안 무료로 이용하던 배달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대해 불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업체의 콜비는 평균 3759원인데 라이더(배달원)가 3000원을 가져가고 대행업체가 759원을 가져간다. 야간에는 500원이 추가되고 2km 이상은 500원, 비나 눈이 내리면 500원 이상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 여기에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이 이뤄지면 건당 1000원가량의 수수료도 감당해야 하는 만큼 점주들은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의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플랫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배달비를 지불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며 "배달음식전문 플랫폼인 우버이츠도 별도의 배달비를 받고 있다. 배달비가 유료라는 점을 확실시해 그 안에서 경쟁을 통해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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