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18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택시’ 유료화를 선언했지만,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서비스 시작 전부터 제동을 걸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시업계(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카카오택시 유료화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냈다.
택시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택시의 추가 요금 지급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통한 기업 이익만을 추구하는 불공정 행위”라며 “추후 택시비 인상을 일으켜 승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고 동시에 택시산업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여태껏 무료로 시장을 확대한 다음 유료화하는 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서 가격을 올리는 대기업의 전형”이라며 “기사에게는 사용료를, 소비자에게는 수수료를 부과해 양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말께 카카오택시 호출기능을 ‘우선 호출’과 ‘즉시배차’ 기능을 추가해 2000~5000원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종전에 운영하던 무료 배차와 함께 운영한다고 명시했지만 사실상 유료화를 선언한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유료화에 대해 국토부와 서울시도 택시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구체적인 유료화 모델에 대해 설명을 들은 바 없고, 합의 없이 유료화를 강행할 경우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카카오에 앞서 택시 유료화를 도입한 SK플래닛(T맵택시)의 경우 2015년 최대 5000원의 웃돈을 내는 기능을 도입했다가 서울시가 택시요금 체계에 위반한다며 시정 조치를 내려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는 유료화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지적됐던 수익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35%로 정점을 찍고, 다음과 합병한 후 2015년 9.5%로 급감했다. 이어 2016년 7.9%, 2017년 8.4% 등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네이버가 2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가 올해부터 여민수ㆍ조수용 투톱 체제로 바뀐 것도 수익 확대를 위한 김범수 의장의 결단이었으며, 카카오택시 유료화는 첫 작품이다. KTB투자증권은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을 통해 카카오가 연간 영업이익 601억 원, 순이익 481억 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