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한국GM의 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의 품질관리 감리에 착수했다. 한국GM 감리에 앞선 사전 단계로 해석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 부터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품질관리 감리를 통해 한국GM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금감원은 당초 올해 딜로이트안진의 정기 품질관리 감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로 시기를 앞당겼다.
딜로이트안진은 2004년부터 한국GM의 감사를 맡았다. 금감원은 2007년 국제회계 기준에 의해 마련된 ‘품질관리 감리제도’에 따라 주요 회계법인의 감사 시스템을 살펴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품질관리 감리는 감사인을 보는 거지만 이번 딜로이트안진 감리에서는 한국GM의 과거 8년치 회계 자료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딜로이트안진 감리에 나서는 것은 한국GM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한국GM의 임의 협조 방식으로 자료를 제출받아 회계 현황을 살폈다. 그러나 한국GM이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이 회사의 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한국GM의 회계 장부를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감리에서 한국GM 회계 현황 파악뿐 아니라, 딜로이트안진의 회계기준 위반 여부도 들여다 본다.
감리의 초점은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6년 기준 93.1%로 같은 기간 르노삼성자동차의 80.1% 대비 13%포인트 높다. 금감원은 한국GM의 매출액 감소 이외에 매출원가율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점검하게 된다.
금감원은 아직 한국GM에 대한 감리 계획은 없다. 금감원이 비상장사 감리에 나서기 위해서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올해 초 실시한 한국GM 관계자들과의 면담 만으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선 안된다”며 “감리를 통해 역분식 회계 의혹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