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한진그룹이 지난해 4월 단행한 S-OIL 자사주 매입에 대해 재계가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S-OIL 자사주 매입을 통해 얻는 효과가 유·무형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한진그룹의 거시적 경영관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3월 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한국공항, 그리고 한진해운이 각각 8500억원·300억원·1500억원 등 모두 1조300억원을 출자해 한진에너지(주)를 설립, S-OIL 자사주 3198만3586주(28.4%)를 매입했다. 총 매입자금은 2조1580억9246만원이다.
당시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유류를 많이 소비하는 업종인 점을 감안, 안정적인 유류공급선 확보 등을 이유로 S-OIL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이 현재 유류구매선을 S-OIL로 단일화 시키지 않고 SK에너지·GS칼텍스·S-OIL 등에서 구입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안정적인 유류구매선을 확보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또한 한진에너지는 S-OIL이 지난 달 20일 보통주에 대해 5125원의 현금배당을 함에 따라 무려 1639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리게 됐다.
이는 지난해 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이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 美법무성에서 부과한 벌금인 2787억원의 60%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한 번의 배당으로 천문학적인 벌금액수를 상계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한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한항공이 한진에너지의 최대주주이지만 올해 한진에너지가 올린 배당수익은 모두 한진에너지에 유보됐으며, 대한항공의 직접적 이익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S-OIL 경영참여를 통해서 국제석유시장 동향 및 정보수집이 인수 이전보다 유리해져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닌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효과를 얻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S-OIL 자사주 매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 전반의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며 "특히 최근처럼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유가와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정유업계의 1분기 경영실적 전망이 좋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진그룹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