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외국인 선수의 키를 2m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해 빈축을 사고 있다.
KBL은 5일 이사회를 통해 2018-2019 시즌 외국인 선수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 2m 이하, 단신 선수 186cm 이하로 제한하는 새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선수 선발 방식도 기존 트라이아웃 방식에서 자유선발로 변경한다.
용병에 대해 신장 상한선을 둔 건 2008-2009시즌 이후 10년 만이다. 현재 193cm를 기준으로 장·단신 선수를 나눌 뿐 키와 관련한 제한은 없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로드 벤슨(원주DB·2m6.7cm)과 데이비드 사이먼(안양 KGC인삼공사·2m3cm) 등 4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리그를 떠나야 한다. 심지어 로드 벤슨은 올 시즌 50경기에서 평균 27분18초를 뛰며 평균 14.32득점해 원주DB의 1위 질주를 도왔다.
KBL은 해당 규정에 대해 "경기 속도가 빨라져 평균득점이 올라가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흥행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센터 자원의 영입을 막아 국내 센터와 포워드를 키우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최근 귀화한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를 고려해 과거 드래프트 측정 시 2m 이하로 기록됐으면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일단 해 보고 문제가 발견되면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 규정을 바라보는 농구 관계자와 팬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농구계에서는 "줄자 들고 선수들 키 재고 다녀야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네티즌은 "센터 키우다가 가드 망가진다", "뉴질랜드, 중국 등 국제 대회에는 2m 이하 선수들만 나오나", "축구도 개인기 좋으면 퇴출하고 야구도 구속 150km 넘으면 나가라", "그나마 있던 KBL 팬들 NBA로 보내네", "자생력 키우는 게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 되겠다는 거네", "해외 토픽감", "언제 적 사고방식이냐", "2m 넘는 가드도 많은데 2m 안 되는 센터를 찾으라고?" 등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