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불공정거래 감시시스템을 강화한다. 감시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전 세계적으로 AI를 활용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감시위원회는 갈수록 정교해지는 불공정거래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시하기 위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차세대 AI시장감시시스템 구축을 이달 완료했다. 거래소가 총 8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부터 개발한 이 시스템은 통합 테스트를 거쳐 4월 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현재 미국 나스닥에서 AI를 시장감시에 일부 이용하고 있을 뿐,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도 AI시장감시시스템은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다.
최신 AI 모델인 ‘엑스지부스트(XGBoost)’를 사용한 AI시장감시시스템은 기존 2∼3개에서 54개로 변수를 다양화해 이전에는 찾아내기 힘들었던 복잡하고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를 적발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혐의 계좌를 찾는 데만 평균 5일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AI시장감시시스템은 1시간 만에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이에 불공정거래 적발부터 심리, 조사, 혐의 통보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 60일에서 40일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잠재적 불공정거래군에 대한 특별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6·13 지방선거에 앞서 테마주 이상 급등에 대한 특별점검반 운영, 상장법인들의 내부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매매를 조기 적발하는 시스템 구축이 포함된다.
아울러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중 신규 상장 및 상장폐지 대상 종목에 대한 집중 감시체계를 마련한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달부터 3개월간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최대 1억 원을 지급하는 특별포상제도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