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졌다.
25일(현지시간) ‘암호화 자산 버블(The Crypto-Asset Bubble)’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와 세실리아 스킹슬리 스웨덴 중앙은행 부총재, 블록체인 벤처 라디안파트너스의 제니퍼 저우 스캇 프린서펄, 인덱스벤처스의 닐 라이머 공동 창업자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진행은 중국 금융미디어 그룹 이차이의 양양췅 수석 부편집장이 맡았다.
쉴러 교수는 비트코인에 대해 “흥미로운 실험이지만 생활에서 영구적으로 사용되리라곤 생각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고 최근 열풍에 우려를 나타냈다. 쉴러 교수는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등의 저서에서도 잘 알려졌듯이 버블 연구의 대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쉴러 교수는 블록체인 등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융합한 핀테크 기술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비트코인은 이기적인 통화”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감추지 않았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리크스방크의 세실리아 스킹슬리 부총재는 “지금까지 지나온 바를 보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돈(money)이라 부를 만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격 변동이 심하고 저축 수단으로서도 불안정한데다 생활용품 구입과 세금 납부 시 사용하는데 매우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스킹슬리 부총재는 스웨덴이 검토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e크로나’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스킹슬리는 “스웨덴에서는 현금 유통량이 크게 감소해 현금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물론 가상화폐에 대해 무조건 비판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인덱스벤처스의 라이머 공동 창업자는 “비트코인은 내가 그동안 봐온 중에 가장 대담하고 관대하고 심오한 발명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실험을 위해 9년이나 보냈으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완전히 실패할 수 있었지만 주목할 만한 많은 일들을 성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패널들은 가상화폐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화폐 발행량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장래성에 대해서는 “10년간 비트코인이 규모나 경제에 대한 침투 가능성을 봤을 때, 주요 통화가 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나왔다. (통화의) 대체수단으로서 매력도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세션에서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해 세계적인 인사들이 가상화폐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