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해 첫 대기업과의 만남을 현대자동차그룹과 가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대기업 방문 순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의 임금 및 단체협약 난항 등 시급한 현안이 우선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사측 추산 1조6000억 원 이상의 생산차질을 빚으며 지난해 임단협을 최근 봉합한 바 있다.
김 부총리는 17일 경기 용인의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 등 경영진과 협력업체 대표들을 만났다. 대한상의 건의로 시작된 기업 현장소통 간담회의 일환으로, 대기업으로는 지난달 12일 LG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간담회에 정부 인사로는 김 부총리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신영선 공정위원회 부위원장,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김선태 국토교통부 도로국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 측에서는 정 부회장과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자리했다. 협력사 대표로는 이재하 프라코 회장과 정구하 원화정밀 사장 등이 동참했다.
김 부총리 일행은 이날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친환경차 국산 부품개발 현황을 살폈다. 3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신형 수소차 ‘넥소’에 탑승해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향후 신규투자 규모와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해 본격 논의했다. 신성장ㆍ신산업 분야 개발전략, 상생협력 추진상황 등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격의 없는 토론을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앞서 LG그룹 간담회에서는 올해 19조 원 신규투자와 1만 명 신규채용이란 논의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업계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간담회 때와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서 “지배구조 개편 같은 불편한 얘기는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일자리 문제는 목표를 제시하는 수준이어서 최대한 높게 잡을 것”이라며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에 현대차가 얼마나 기여하게 될지 여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