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결제 서비스인 ‘화베이(花唄)’가 20대 소비 열기를 이끌며 회사의 신무기로 부상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으로 그동안 알리페이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다른 서비스인 화베이도 최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리뷰가 소개했다.
즉시 결제 방식인 알리페이와 달리 화베이는 신용카드와 비슷한 선소비 후결제 방식이다. 소비자가 결제하고 나서 그다음 달 10일 이전에 상환하면 무이자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자가 생기지만 연 12회 할부 등도 가능하다.
화베이의 신용 한도액은 사용자마다 다르다. 알리페이 사용포인트와 신용점수, 인터넷 쇼핑몰 사용 상황 등을 바탕으로 주로 500~5만 위안(약 8만200~820만 원)의 한도액이 정해진다.
세계 최대 쇼핑축제로 떠오른 알리바바의 ‘광군제(독신자의 날)’ 행사에서 화베이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광군제 행사 매출이 1683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당시 모바일 결제의 40%를 바로 화베이가 차지했다.
화베이는 현재 신청 조건으로 ‘중국 본토 실명 등록 사용자’라는 단서를 달아 외국인은 사용할 수 없다.
화베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 바로 ‘주링허우(90後) 세대’로 불리는 1990년대 출생자다. 화베이에서 주링허우 가입자는 4500만 명 이상으로, 전체 고객의 47.25%에 달한다. 중국은 1990년대 출생자가 약 1억7000만 명이므로 이를 감안하면 이들 중 약 4분의 1이 화베이를 쓰는 셈이다.
화베이는 젊은이들의 충동구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알리바바 측이 자체 조사한 ‘2016 새 디지털 시대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와 통신, 소비자 가전 등 이른바 3C 디지털 제품의 연간 소비금액은 화베이 사용자가 2021위안으로, 다른 소비자의 680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광군제 행사 당시 화베이 신용한도를 높여 이런 소비심리를 잘 활용했다. 알리바바 금융자회사로 화베이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이 화베이 사용자 80%에 대해 1인당 평균 2200위안, 총 1760억 위안의 신용한도액을 인상한 것이다.
결제 속도가 빠르고 웹상에서 인기상품 구매 시 성공률이 좋은 것이 화베이의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광군제 행사 당시 결제량은 초당 최대 25만6000회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는 결제 서비스의 성공률이 좌우한다. 앤트파이낸셜은 2016년 광군제 행사 당시 처음 30분간 화베이 성공률이 100%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도 화베이와 유사한 ‘징둥바이탸오(京東白條)’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JD닷컴도 지난해 광군제 행사에서 이 서비스 한도액을 인상했다. 이에 징둥바이탸오를 통한 결제액은 처음 1시간 동안 전년 같은 시간 대비 450% 급증했으며 7시간 만에 전년 전체 결제액을 웃돌았다. 이는 JD닷컴이 1271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 광군제 매출을 달성하는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