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관론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비트코인 등에 열광하는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버핏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는 나쁜 결말에 이르게 될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결말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는 나도 모른다”며 “모든 가상화폐에 대해 5년물 풋옵션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하락에 베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풋옵션은 해당 자산 가격이 떨어질 것에 베팅해 이익을 얻는 투자방법이다.
버핏은 거듭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서 거리를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비트코인 선물을 보유하지도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이미 충분한 곤란을 겪고 있다. 어째서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해 롱(매수)이나 쇼트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가상화폐 가능성을 인정한 가운데 버핏은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7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2.9% 급등한 1만4853.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버핏의 경고가 있기 전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엄청난 변동성에 많은 투자자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미리 매매 원칙을 정해놓거나 한 가상화폐에만 집중 투자하지 않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놓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옥스퍼드대학의 윌레미언 케츠 경제학 교수는 “사회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을 어떤 것에 빠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우 불확실한 시간대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런 덫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가상화폐 가격을 계속 확인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자신이 매도할 가격 지점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저서 ‘크립토에셋’ 공동 저자인 잭 타타르는 “가상화폐 가격을 끊임없이 체크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며 “전화로 확인한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는 일이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화폐 거래가 완료되기까지 수일의 시간이 걸리며 그 와중에 가격은 계속 변한다”고 덧붙였다.
에델만파이낸셜서비시스의 릭 에델만 설립자는 “어느 가상화폐가 살아남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 시장은 초기 단계에 있다”며 “다양한 화폐에 투자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는 약 2000개의 가상화폐가 있고 투자회사들이 인덱스펀드 등을 준비하고 있어 다각화에 좋은 여건이라고 CNBC는 덧붙였다.
타타르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투자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의 20%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어느날 갑자기 비트코인 비중이 35%로 커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이는 가상화폐의 변동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