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발표한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자격 교장을 대량 양산한다며 비판하고 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실력있는 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교총은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 청원 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15% 제한' 규정을 없애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가 교장공모제로 선출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자율형 공립고와 일부 특수목적고 등 자율학교가 교장 자격증 없는 경력 15년 이상의 평교사를 대상으로 교장 공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집회에서 "교감·교장이 되려면 교사가 된 뒤 최소 25년가량 근무하고 연수·연구 등을 통해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공정성과 교직 전문성을 지키는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5년 경력만 있으면 교장이 될 수 있는데 누가 굳이 힘든 담임·보직교사와 교감을 맡고, 도서·벽지 학교에 가려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전교조는 "학교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라며 교장선출보직제를 도입하자는 주장하고 나섰다. 교사들이 직접 교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자격보다 실력을 요구하는 교장공모제를 전체 학교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좋은교사운동도 "교장공모제는 학교개혁을 가로막는 현행 교장승진제를 개혁하는 정책"이라면서 "전 학교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기존 승진제도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경우 현장에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수십년 단계를 거쳐 교장 승진을 준비해온 교원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