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이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소매, 물류, 엔터테인먼트, 더 나아가 미래 산업인 우주 개발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아마존의 파괴적 혁신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을 동물에 비유하면 ‘문어’가 될 것이라며 그 촉수는 소매업과 식료품점 소비재와 전자제품 홈서비스와 스트리밍미디어 클라우드컴퓨터와 출판에 이르기까기 곳곳에 뻗쳐 있으며 지금 거론한 것도 아마존이 추진하는 사업 중 일부만을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거센 혁신의 물결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산업 경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 기업들을 뒤흔들면서 ‘아마존드(Amazonned)’와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 등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아마존드’는 아마존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자신의 기존 사업 기반을 크게 잃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소매업의 종말은 소비패턴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매장 폐쇄 등이 속출하는 사태를 빗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7년 3분기까지 미국 소매업체들이 신규로 문을 연 매장은 3000여 곳이었지만 폐쇄한 점포는 6800개로, 신규 매장의 배 이상이었다. 미국의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은 가속화하고 있지만 소매업체들은 아마존 열풍에 앞날이 더욱 불확실해진 것이다.
아마존은 더 나아가 소매업을 넘어 인간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 집 안에 아마존의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침투했는지 살펴보면 부엌과 거실 등에는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와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에코쇼(Echo Show)가 놓여 있다. 에코쇼를 통해 사용자들은 하루 일정이나 날씨 등을 확인하거나 요리 동영상을 볼 수 있으며 스포티파이 등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요리하기가 귀찮으면 아마존 레스토랑으로 음식 배달을 주문할 수 있다. 아마존 대시 버튼을 누르면 세탁세제 등 생필품을 원 클릭으로 주문, 결제와 배송까지 해결할 수 있다. 가정 보안은 무선 카메라인 ‘아마존 클라우드 캠’이 책임지고 있다. 더 나아가 아마존은 클라우드 캠을 활용해 택배원이 주인 없는 집 안에 문을 열고 들어가 제품을 놓고 나가는 ‘아마존 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옷을 구매할 때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패션 감별사 ‘에코 룩’을 통해 최신 패션의 옷이 자신과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아마존의 혁신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아마존은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푸즈마켓을 인수해 월마트가 장악하고 있는 식료품 유통산업도 뒤흔들었다. 아마존은 2016년 12월 계산원이 필요 없는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를 선보였는데 전문가들은 홀푸즈마켓의 미래가 바로 아마존 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아마존 고 앱을 켜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서 매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홀푸즈와 아마존 서비스 전반에 AI와 사물인터넷(IoT)이 도입되면서 이런 혁신은 무한한 가능성을 창출할 전망이다. 첨단 미래형 매장에서 IoT 센서 등을 통해 귀중한 고객 데이터를 대량으로 입수하고 나서 AI 알고리즘이 분석하는 것이다. 이에 소비패턴을 더욱 정교하게 파악해 고객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서비스를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런 데이터에는 소비패턴은 물론 신선식품의 생산지와 운반시간, 배송 온도 등 소비자들이 구입한 식품의 자세한 내역도 있어 AI가 유통 기한을 탄력적으로 결정하거나 가격을 바꿀 수도 있게 되며 더 나아가 고객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기업용 IoT 플랫폼 업체 인피스위프트(Infiswift)의 피시 도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최근 미국 IT 전문매체 벤처비트에 기고한 글에서 “아마존 혁명은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과 실세계를 융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AI가 IoT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을 바꾸는 등 업계가 순식간에 격변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이를 나타내는 최신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창고에서 배송에 이르기까지 물류산업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2년 로봇업체 키바시스템스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나서 2014년부터 물류창고에 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 아마존 창고에 약 10만 대의 로봇이 배치됐다. 아마존은 로봇 배치로 공간효율이 이전 전통적인 창고에 비해 50% 이상 개선됐으며 검사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20시간 가동 체제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2016년 말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드론 배송에 성공했다. 또 쏟아지는 수요를 충족하고자 트럭과 비행기 등 자체 물류망 구축에도 나서 페덱스와 UPS 등 택배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디어 업계 거물인 리버티미디어의 존 말론 회장은 최근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지구상의 모든 산업에 충격을 주는 ‘죽음의 별’이며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가장 파괴적인 혁신 인사’가 될 것”이라며 “동영상 스트리밍 부문에서 넷플릭스를 이길 유일한 기업도 바로 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아마존은 전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것도 판매할 것”이라며 “베조스는 소비자들의 비용을 크게 줄이고 엄청난 편의성도 제공하고 있다. 경쟁자들은 단지 모자를 벗고 그가 구축한 것들을 질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조스는 자신이 세운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에도 매년 10억 달러씩 투자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6년간의 연구 끝에 2017년 10월 재활용이 가능한 초대형 로켓 뉴글렌에 들어갈 ‘BE-4’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